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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 08

24절기는 양력이다

최종 수정 2026-10-10

입춘·춘분·하지·동지 같은 24절기는 흔히 '음력'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태양의 위치로 정하는 양력 날짜다. 그래서 절기는 해마다 양력으로 거의 같은 날에 오고, 음력 날짜로는 크게 흔들린다. 이 글은 절기를 정하는 기준인 태양 황경, 절기와 중기의 차이, 24절기 이름과 뜻·실제 날짜, 그리고 음력 윤달과 절기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정리한다.

24절기는 태양의 위치로 정한다

지구에서 보면 태양은 1년 동안 하늘의 별자리 사이를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길을 황도라 하고, 춘분점을 0°로 삼아 태양이 황도 위에서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잰 각도를 태양 황경이라고 한다. 24절기는 이 황경을 15°씩 나눈 지점이다. 360°를 15°로 나누면 24개가 되고, 태양이 각 지점을 지나는 순간이 그 절기의 시각(절입 시각)이다.

  • 황경 0° — 춘분(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는 때)
  • 황경 90° — 하지(낮이 가장 긴 때)
  • 황경 180° — 추분
  • 황경 270° — 동지(낮이 가장 짧은 때)
  • 황경 315° — 입춘(24절기의 첫째)

태양의 움직임은 양력(그레고리력)이 맞추려는 바로 그 주기다. 그러니 절기의 양력 날짜는 해마다 거의 같고, 달의 모양으로 날짜를 세는 음력에서는 절기 날짜가 해마다 열흘 넘게 달라진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절기 날짜가 "해마다 양력으로는 거의 같게 되지만 음력으로는 조금씩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평기법과 정기법

옛날에는 1년을 24로 똑같이 나눠 약 15.2일마다 절기를 배당하기도 했다(평기법). 그러나 지구 공전 속도는 계절에 따라 달라서, 시간으로 똑같이 나누면 실제 태양 위치와 어긋난다. 태양이 황경 15° 간격의 지점을 지나는 순간으로 절기를 정하는 방식을 정기법이라고 하며, 조선에서는 1653년(효종 4) 시헌력을 받아들이면서 정기법이 쓰이기 시작했다. 오늘날 절기 시각도 정기법으로 계산한다.

절기와 중기

24절기는 다시 '절(節)'과 '중(中)'으로 나뉜다. 입춘부터 세어 홀수 번째(입춘·경칩·청명…)가 절, 짝수 번째(우수·춘분·곡우…)가 중이다. 중에 해당하는 절기를 특히 중기(中氣)라고 부른다. 황경으로 보면 중기는 30°의 배수(0°, 30°, 60° …)이고, 절은 그 사이(15°, 45° …)에 놓인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음력 달의 이름이 중기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우수가 드는 달이 음력 1월, 춘분이 드는 달이 2월, 곡우가 드는 달이 3월이 되는 식이다. 아래 '음력과 절기의 관계'에서 자세히 다룬다.

24절기 이름·뜻·날짜

아래 표의 '대략의 날짜'는 해마다 하루 정도 앞뒤로 움직인다. 2026년 날짜와 시각은 한국천문연구원 달력자료 기준이며, 한국 표준시(UTC+9)로 적었다.

절기황경구분뜻대략의 날짜2026년
입춘(立春)315°절봄이 시작됨2월 4일경2월 4일 05:02
우수(雨水)330°중눈 대신 비가 내리고 얼음이 녹음2월 19일경2월 19일 00:52
경칩(驚蟄)345°절겨울잠 자던 벌레가 깨어남3월 5~6일3월 5일 22:59
춘분(春分)0°중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짐3월 20~21일3월 20일 23:46
청명(淸明)15°절하늘이 맑고 날이 풀림4월 4~5일4월 5일 03:40
곡우(穀雨)30°중곡식을 기르는 봄비가 내림4월 20일경4월 20일 10:39
입하(立夏)45°절여름이 시작됨5월 5~6일5월 5일 20:49
소만(小滿)60°중만물이 자라 조금씩 차오름5월 21일경5월 21일 09:37
망종(芒種)75°절보리 거두고 모 심는 때6월 5~6일6월 6일 00:48
하지(夏至)90°중낮이 가장 김6월 21일경6월 21일 17:25
소서(小暑)105°절작은 더위7월 7일경7월 7일 10:57
대서(大暑)120°중큰 더위7월 22~23일7월 23일 04:13
입추(立秋)135°절가을이 시작됨8월 7~8일8월 7일 20:43
처서(處暑)150°중더위가 그침8월 23일경8월 23일 11:19
백로(白露)165°절풀잎에 흰 이슬이 맺힘9월 7~8일9월 7일 23:41
추분(秋分)180°중낮과 밤의 길이가 다시 비슷해짐9월 23일경9월 23일 09:05
한로(寒露)195°절찬 이슬이 내림10월 8일경10월 8일 15:29
상강(霜降)210°중서리가 내리기 시작함10월 23~24일10월 23일 18:38
입동(立冬)225°절겨울이 시작됨11월 7~8일11월 7일 18:52
소설(小雪)240°중첫눈이 내릴 무렵11월 22일경11월 22일 16:23
대설(大雪)255°절눈이 많이 내릴 무렵12월 7일경12월 7일 11:53
동지(冬至)270°중밤이 가장 김12월 21~22일12월 22일 05:50
소한(小寒)285°절작은 추위1월 5~6일1월 5일 17:23
대한(大寒)300°중큰 추위1월 20일경1월 20일 10:45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의 연도별 달력자료는 공식 발표 전 자료라고 밝히고 있다. 법정 달력의 기준이 되는 공식 자료는 해마다 관보에 실리는 월력요항이다.

절기 날짜가 하루씩 흔들리는 이유

절기가 양력이라고 해도 날짜가 완전히 고정되지는 않는다. 2021~2028년 한국천문연구원 달력자료에서 몇 절기의 날짜를 뽑으면 다음과 같다.

연도입춘춘분하지추분동지
20212월 3일3월 20일6월 21일9월 23일12월 22일
20222월 4일3월 21일6월 21일9월 23일12월 22일
20232월 4일3월 21일6월 21일9월 23일12월 22일
20242월 4일3월 20일6월 21일9월 22일12월 21일
20252월 3일3월 20일6월 21일9월 23일12월 22일
20262월 4일3월 20일6월 21일9월 23일12월 22일
20272월 4일3월 21일6월 21일9월 23일12월 22일
20282월 4일3월 20일6월 21일9월 22일12월 21일

흔들림의 원인은 두 가지다. 첫째, 태양이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65.24일인데 달력의 1년은 365일이나 366일이다. 그래서 절입 시각이 해마다 약 6시간씩 늦어지다가 윤년(2월 29일)이 들면 하루 당겨진다. 둘째, 절입 시각이 자정 근처에 걸리면 몇 분 차이로 날짜가 바뀐다. 2025년 입춘은 2월 3일 23시 10분이어서 날짜로는 2월 3일이었고, 2026년 입춘은 2월 4일 5시 2분이다. 같은 이유로 시간대가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절기가 다른 날짜로 적힐 수 있다.

음력과 절기의 관계

한국 전통 달력은 태음태양력이다. 달의 위상으로 한 달(약 29.5일)을 정하지만, 열두 달은 약 354일이라 태양의 1년보다 11일가량 짧다. 그대로 두면 3년이 지나면 한 달 이상 계절과 어긋난다. 이 어긋남을 바로잡는 장치가 윤달이고, 윤달을 넣을 자리를 정하는 기준이 바로 중기다.

  1. 음력 각 달은 그 달 안에 드는 중기로 이름이 정해진다. 우수가 드는 달이 1월, 춘분이 드는 달이 2월, 곡우가 드는 달이 3월이다.
  2. 중기는 약 30.4일 간격으로 오고 음력 한 달은 29~30일이어서, 가끔 중기가 하나도 들지 않는 달이 생긴다.
  3. 중기가 없는 달을 윤달로 삼는다. 윤달에는 절만 들고 중기는 없다.

실제 예를 보면 2025년에는 윤6월이 있었다. 윤6월은 양력 7월 25일부터 8월 22일까지였다. 그 앞의 중기 대서는 7월 22일(음력 6월 28일)로 원래 6월 안에 들었고, 다음 중기 처서는 8월 23일, 곧 음력 7월 1일에 들었다. 그 사이 29일 동안에는 중기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이 달이 윤달이 됐다. 윤달 규칙과 1900~2049년 윤달 목록은 윤달 가이드와 명절·윤달 날짜표에서 볼 수 있다.

입춘이 섣달에 들기도 하는 이유

입춘은 대개 음력 정월에 들지만, 섣달(12월)에 드는 해도 있다. 2025년 입춘(2월 3일)은 음력 1월 6일이었는데, 2026년 입춘(2월 4일)은 음력 2025년 12월 17일이었다. 즉 음력 을사년(2025년 1월 29일~2026년 2월 16일) 안에 입춘이 두 번 들었다. 정월과 섣달에 입춘이 거듭 드는 것을 재봉춘(再逢春)이라고 한다. 반대로 음력 한 해에 입춘이 한 번도 없는 해도 생긴다. 모두 음력과 절기가 서로 다른 주기를 따르기 때문이다.

농사와 생활 속의 절기

절기는 원래 농사 달력이었다. 날짜가 해마다 흔들리는 음력만으로는 씨 뿌릴 때와 거둘 때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계절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절기를 함께 썼다. 곡우(곡식을 기르는 비), 망종(보리를 거두고 모를 내는 때), 상강(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때)처럼 이름 자체가 농사일과 날씨를 가리키는 절기가 많다. 지금도 농업 분야에서는 절기에 맞춰 파종과 수확 시기를 잡는 일이 많다.

절기를 기준으로 날을 정하는 명절과 잡절도 있다.

  • 한식 —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로, 청명 당일이나 다음 날에 든다. 2026년 한식은 4월 6일이다.
  • 동지 — 절기 자체가 명절이 된 경우다. 팥죽을 쑤고 작은설이라 불렀다.
  • 삼복 — 하지 뒤 세 번째 경일(庚日, 일진의 천간이 '경'인 날)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 입추 뒤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다. 절기와 일진을 함께 쓰는 셈이다. 2027년은 초복 7월 20일, 중복 7월 30일, 말복 8월 9일이다.

명절과 절기를 함께 정리한 내용은 음력 명절과 세시 가이드에 있다.

입춘첩 — 입춘에 붙이는 글귀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기둥, 대들보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 붙이는 풍속이 있다. 이를 입춘축·춘축·입춘첩·입춘방이라고 부른다. 가장 널리 알려진 글귀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으로,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밝은 기운이 비치니 경사가 많으라는 뜻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 가급인족(家給人足)'처럼 나라의 태평과 집안의 넉넉함을 비는 대련도 쓰였다. 어린아이의 천진한 글씨로 쓰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하여 아이에게 쓰게 하기도 했고, 상중인 집에서는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입춘첩을 붙이려면 그해 입춘 날짜부터 확인하면 된다. 2026년 입춘은 2월 4일 오전 5시 2분, 2027년 입춘은 2월 4일 오전 10시 46분이다.

절기는 띠와 사주에도 쓰인다

역술에서는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사주에서 태어난 해의 간지(연주)는 설날이 아니라 입춘을 기준으로 바뀌고, 태어난 달의 간지(월주)도 음력 초하루가 아니라 각 달의 '절'이 드는 시각을 기준으로 바뀐다. 그래서 1월 말에서 2월 초에 태어난 사람은 기준에 따라 띠가 달라질 수 있다. 자세한 판정 방법은 띠와 간지 가이드에서 다룬다. 음력 생일의 양력 날짜와 그해의 간지는 음력 양력 변환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24절기는 음력인가요, 양력인가요?

양력이다. 절기는 태양이 황도 위에서 15°씩 움직일 때마다 정하므로 양력 날짜가 거의 일정하고, 음력 날짜는 해마다 크게 달라진다.

입춘은 왜 2월 3일인 해도 있고 4일인 해도 있나요?

태양이 같은 위치로 돌아오는 데 약 365.24일이 걸려 절입 시각이 해마다 약 6시간씩 늦어지다가 윤년에 하루 당겨지기 때문이다. 2025년 입춘은 2월 3일 23시 10분, 2026년 입춘은 2월 4일 5시 2분이다.

절기와 중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입춘부터 세어 홀수 번째가 절, 짝수 번째가 중(중기)이다. 중기는 황경 30°의 배수에 놓이며 음력 달의 이름을 정하고, 중기가 없는 달은 윤달이 된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은 무슨 뜻인가요?

입춘을 맞아 크게 길하고 밝은 기운에 경사가 많으라는 뜻의 글귀다. 입춘날 대문이나 기둥에 써 붙이는 입춘축(입춘첩)의 대표 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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